요즘 주식시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들의 '게임 진출'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26일 인터넷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휴대폰 무선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25일엔 음반업체인 예당이 온라인 게임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시스템 통합업체인 모디아와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네트도 이달 들어 게임 사업을 추진키로하는 등 최근 기업 사이에선 게임 열풍이 불고있다.과잉투자 논란 게임산업은 한번 대박이 나면 일정 기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활용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에 수익모델 발굴과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생활패턴 변화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투자자들도 게임 사업 진출에 민감하게 반응해 주가 흐름도 좋다.
하지만 기업들이 너도나도 '황금알'을 낳는다는 게임사업에 뛰어들면서 '묻지마식' 투자에 따른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운 주자들이 앞 다퉈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 동안 승승 장구하던 우량 게임주들의 주가도 새로운 복병을 만나 수익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마케팅과 개발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끼리 출혈경쟁은 물론 자칫 우량 업체의 해외 진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포털과 게임의 결합 게임주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게임사업 진출이 자리잡고 있다. 네오위즈가 코스닥등록 게임업체인 타프시스템을 인수한데 이어, 플레너스와 넷마블이 합병하고 다음도 온라인·무선게임에 진출하면서 '엔터넷'(엔터테인먼트+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인터넷간의 게임 대결에서는 NHN(한게임)과 네오위즈(세이게임)의 영역이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뒤늦게 뛰어든 다음이 휴대폰 무선 게임이라는 무기로 얼마나 이를 공략할 수 있을 지가 주가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발 주자들의 고민 게임 산업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로 엔씨소프트·웹젠 등 선발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새로 진출한 기업들이 개발인력을 빼내가거나 시장을 잠식해와 지금까지의 고수익성에 흠집이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당분간은 게임시장 자체의 성장으로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없겠지만 그동안 과점체제를 형성해왔던 대형 게임업체들의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는 만큼 새로운 게임의 개발과 해외 진출 성공 여부가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 경계, 차별화 본격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후발 업체에 대한 수익성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우리증권 이혜영 연구원은 "대박이라는 환상을 쫓아 무조건 진출한다고 해서 똑 같은 실적을 거두기 힘들다"며 "탄탄한 고객기반을 갖고 있는지, 게임 내용이 좋거나 기술 개발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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