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 사상이 지금 몹시 동요하고 있다."월간 '삼천리' 1932년 12월호에 실린 한 설문조사의 서두다. 서울의 한 여학교 학생들이 그 대상이다. 부르주아(A)와 프롤레타리아(B)로 구분하였는데 부르주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중역, 지주, 거상, 귀족의 따님" 반면 프롤레타리아는 "졸업 후에 부모와 형제를 부조해야 되는 중산계급 이하 가정의 따님."이다. 말투에 주의하며 읽어보자.
1-1: 연애로부터 결혼에 들고 싶노라
A: 98% B: 63%
1-2: 부모의 매개로 결혼하고 싶노라
A: 전무 B: 33%
2-1: 상대남자의 동정을 절대 필요로 안다
A: 13% B: 21%
2-2: 동정이면 그야 좋겠지요
A: 73% B: 69%
3-1: 한평생 정조를 지키겠노라
A: 75% B: 83%
3-2: 그것은 맹서할 수 없노라
A: 25% B: 17%
'맹서할 수 없노라'에 동그라미를 쳤을 그 깜찍한 여학생들,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