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습니다."올 들어 친미보수주의, 목사 세습, 성 문란 등으로 개신교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지만 예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는 건강한 교회도 적지 않다.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이 지난해 6월부터 작지만 참신하고, 모범적인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교회를 소개해 온 인터넷 웹사이트 '교회문화혁명(www. churchculture.or.kr)'이 발족 1주년을 맞았다.
"한국 교회, 특히 대형 교회가 중병에 걸려있긴 하지만 바르게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작은 교회도 많습니다. 대안을 제시하는 비판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모범사례를 모았습니다." 이 소장이 이 웹사이트의 '세상엔 이런 교회도 있다' 코너를 통해 소개한 교회는 130여 개. 개신교 내부에서도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 교회들이 대부분으로 이 소장이 발로 뛰고, 목회자나 신학생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확인한 것들이다.
산촌에 자리잡고 있는 안의구세군교회는 바쁜 농사일로 교회에 오기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비닐하우스마다 스피커를 달아놓고 예배를 본다. 주일예배 때 교회에는 15명이 참석하지만 비닐하우스에서 260명이 참석한다. 교인들은 바쁜 일손을 멈추고 스피커 방송을 통해 설교를 듣고 기도한다.
대구 서문교회는 매일 장애인, 노점상, 노인 등 70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한다. IMF시절이었던 1998년 인근 달성공원에 모인 노숙자들과 실직자들 중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주 3일 급식을 했다가 지금은 주 5일 하고 있다. 이 교회는 이런 일을 하면서도 전혀 홍보를 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다니엘교회는 제직회와 당회 회의록, 회계보고를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다. 몇몇 소수가 교회 내 주요 의사결정을 독점하지 않고 신자들에게 모든 것을 공개한다.
안양 평촌의 평안장로교회는 모범교회 견학단을 운용하고 있다. 예배, 청년 목회, 전도 등을 모범적으로 잘하는 교회에 부교역자, 장로, 권사, 집사로 구성된 견학단을 보내 벤치마킹을 한다. 이밖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도서관을 연 교회, 새로운 장묘 문화를 일궈내는 교회, 건물을 빌려 예배를 보는 교회, 입양운동을 펴는 교회 등이 소개돼 있다.
"물론 이 교회들의 활동 전부가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완벽한 교회는 없습니다. 다만 성장 일변도의 풍토에서 이런 교회들의 시도가 성경의 참뜻에 맞기 때문에 이런 사례를 널리 알리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소장은 "1년 동안 목사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며 "좋은 사례에 대한 제보가 적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평신도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등에서 오랫동안 교회개혁운동을 해왔고 6년전 교회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자비로 운영하고 있는 이 소장은 모아둔 500여 개의 모범 교회 사례를 계속 인터넷에 올릴 계획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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