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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천재론"과 "유능한 CEO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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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천재론"과 "유능한 CEO론"

입력
2003.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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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량 중 20%가 산출량의 80%를 만들어내고, 원인가운데 20%로부터 결과의 80%가 도출되며, 전체 노력의 20%에서 전체 성과의 80%가 만들어진다." 리처드 코치는 그의 저서 '80대 20 법칙'에서 이것이 이 법칙의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 투입량과 산출량, 노력과 성과 사이에 일정한 불균형이 있으며, 이 불균형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준 수치가 80대 20이라는 것이다. 흔히 20%가 나머지 80%를 먹여 살린다는 점을 말할 때 인용되고 있다.■ 요즘 재계에서는 '천재론'과 '유능한 최고 경영자(CEO)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재론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얼마 전에 열린 제2의 신경영 발표회에서 언급한 것을 말한다. 이 회장은 "선진국과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중국의 추격은 가속화하고 있어 5∼10년 후 우리가 먹고 살 산업이 바닥 날 수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키우는데 삼성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천재 한명이 수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는 '인재 경영'을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핵심 화두로 삼았다.

■ 평소에 말이 없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최근 몇몇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그 중에서 구 회장은 "한 두 사람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천재는 따돌림을 당하기 쉽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어 천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CEO를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경제연구원은 '뒤집어보는 5가지 경영 상식'이라는 보고서에서 잭 웰치 전 회장 시절 명성을 날렸던 GE의 핵심 인재들이 다른 유수기업으로 스카우트되었으나 대다수가 최악의 성적을 냈다며, 유능한 몇 명이 기업을 먹여 살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 국내 1, 2위 양 그룹 회장들의 이 같은 견해 차이는 그룹 문화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를 중시하는 삼성과 조직시스템을 앞세우는 LG의 차이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소수가 다수를 책임지는 시대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문제는 뛰어난 소수의 개인적 능력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데 더 주력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삼성과 LG의 앞날을 지켜보는 것도 답을 얻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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