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최근 우리나라의 중동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반면 1980년대 초반 3대 수출시장이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26일 KOTRA에 따르면 99년 8억1,000만 달러였던 대 이란 수출은 지난해 12억3,000만 달러로 증가했고, 중개무역국인 인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한 간접수출(8억 달러 이상)까지 합치면 20억 달러를 넘어 중동 최대시장으로 올라섰다.
올해도 5월까지 대 이란 직접 수출은 6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6.8% 증가해 전체 수출증가율(16.7%)의 배를 웃돌았다.
이란시장의 중요성은 프로젝트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져 지난해 건설 수주액은 18억7,000만 달러로 전체 건설 수주액의 30.6%를 차지했고, 플랜트 수주액도 28억4,000만 달러로 총 수주액의 28.2%에 달했다.
이란 진출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란이 중동 최대의 시장잠재력을 보유한데다 한국 기업 및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으로 KOTRA는 분석했다.
반면 80년대 초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3대 수출 시장이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30위권 시장으로 위상이 급락하면서 중동권에서도 UAE나 이란에 밀려나고 있다.
사우디는 92년까지만 해도 중동 최대의 수출 시장이었으나 93년 2위로 물러난 데 이어 올해는 3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 사우디 수출은 83년 14억2,000만 달러로 정점에 달한 뒤 전반적으로 감소추세가 이어져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1.2% 감소한 12억6,000만 달러에 그쳤고, 올해도 5월 현재 0.1% 줄어든 5억2,000만 달러에 머물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이란은 90년대 말 취임한 하타미 대통령의 개방정책으로 우리기업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원유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재정수입이 감소하면서 시장활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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