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0범인 사기꾼에게 속아 혼인신고를 했지만, 남편이 첫날밤에 돈을 훔쳐 달아나 혼자 된 신부에게 재판부가 "혼인은 무효"라며 결혼의 족쇄를 풀어줬다.서울가정법원 가사4단독 유승룡 판사는 26일 A(여)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소송에서 "B씨는 처음부터 혼인생활을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11월 결혼소개소를 통해 B씨를 만난 A씨는 "신학대를 나와 다단계 판매회사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B씨의 호언장담에 속아 만난 지 이틀 만에 성관계까지 가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나 B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2,400여만원을 만들어 자신의 통장에 입금시켜 버렸다. 이러한 B씨의 행동에 의심을 품은 A씨는 신용카드 대금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나를 못 믿으니 혼인신고를 하자"는 B씨의 작전에 또 속고 말았다. 만난 지 보름 만에, 결혼 이야기가 나온 바로 그날 혼인신고를 하고 부산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날 밤 B씨는 A씨에게 돌려줬던 신용카드 대금 2,000여만원을 A씨의 핸드백에서 꺼내 들고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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