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슈퍼파워'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다졌다.'미국의 국익'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이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동경이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국 BBC 방송이 KBS 등 세계 11개국 방송사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대미 관계 및 일반 국민의 대미 인식 현주소를 짚은 2부작 '슈퍼 파워 미국'이 26일, 7월6일 오후 8시 KBS 1TV '일요스페셜'을 통해 방송된다.
BBC가 17일 방송한 특집 프로그램 '세계는 미국을 어떻게 보는가'를 재구성한 1편은 여론조사 결과와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클레어 쇼트 전 영국 국제개발장관, 미국의 신보수주의 작가 로버트 케이건 등이 참여한 토론, 각국 현지 취재를 엮어 세계의 시각을 담았다.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브라질 요르단 등 11개국 1만1,000명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65%는 '미국이 오만하다'고 답했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57%에 달했다.
또 절반 이상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잘못됐다고 답했고, 한국 요르단 러시아 등에서는 미국이 '불량국가' 이란보다 더 위험하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56%가 미국의 경제력을 부러워했지만, 대다수는 미국의 경제정책이 자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응답했다.
토론자들은 미국에 대한 반감의 주 원인으로 부시 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한 '일방주의'를 꼽는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시장경제가 국가간 빈부격차와 제3세계의 경제 종속을 심화했다고 꼬집는다.
2편에서는 눈을 안으로 돌려 '한국은 미국을 어떻게 보는가'를 다룬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반미 정서는 11개국의 중간 정도이지만, 개별 항목에서는 극단적인 호감과 반감이 혼재해 응답에 일관성이 있는 다른 나라들과 크게 대조됐다.
긍정 100점, 부정 ―100점으로 집계한 항목별 조사에서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은 평균 22점,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20점으로 모두 6위를 차지했다.
미국 정책에 대한 평가는 대 테러 정책이 49점으로 미국에 이어 2위, 빈곤퇴치와 지구온난화 정책에서는 각각 76점, 35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문화에 대한 평가는 9∼11위였고, 미국의 경제정책이 한국을 가난하게 만든다는 응답이 43%로, 부강하게 한다는 응답(25%)보다 높았다.
또 '미국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다' '미국이 무섭다'는 견해에 동의하는 비율도 각각 1, 2위로 나타났다.
한창록 PD는 "대미 인식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혼돈은 동맹 50주년을 맞은 한미관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미국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미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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