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빚으로 인한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20∼30대 젊은이들은 신용전과의 덫에 걸려 방황하고 있다. 개인신용불량자 300만명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다. 우리사회를 불안에 빠뜨리고 있는 카드 빚 범죄도 따지고 보면 신용관리에 실패한 이들이 선택한 막다른 길이다. 신용(빚)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신용위기가 결국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철저한 신용관리 교육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도움말로 가정에서 실천할만한 신용관리 방법을 알아본다.빚을 감당할 수 있는지 파악하라
신용관리의 첫걸음은 필요 이상의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능력(월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카드 현금서비스나 은행 대출을 받는 경향이 있다. 나의 부채부담을 파악하려면 소득(총급여에서 세금을 뺀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매달 내야 하는 이자비용) 비율을 따져보면 된다.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15%이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15∼25%는 부채액을 줄일 필요가 있는 주의상태이고 25%이상은 부채부담이 과중해 절대 새로운 부채를 만들어서는 안 되는 위험수준이다.
부채상환전략을 세워라
부채부담이 과도하다 싶으면 지금 당장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 가정의 재정적 상황이 어떤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소득은 얼마인지, 얼마씩 갚을 수 있을지는 물론 미래에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언제 돈이 들어오고 언제 돈이 나가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동차할부금, 학자금, 개인대출 등 모든 부채의 목록을 적은 뒤 대출이자가 가장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계좌를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배열해본다. 단 주택융자금은 제외한다.
빚은 일단 가장 액수가 적은 것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 나가는 것이 좋다. 빚을 줄이는 효과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 목록에 따라 이자율이 가장 높은 것부터 갚아나가는 것이 순서다.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에는 또 다른 부채가 될 소지가 있는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신용카드도 자신에게 적절한 1∼2개를 제외하고는 다 처분하고 대학생 자녀에겐 통장 내의 범위에서만 사용하는 직불카드를 사용하도록 한다. 부채상환을 진행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이다. 빚은 빚을 불러 결국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린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하루라도 연체하게 되면 기록에 남게 되므로 자동이체 등을 통해 반드시 제 날짜에 상환하도록 한다. 우편 또는 메일로 오는 사용 내역서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나의 신용평점을 관리하라
최근엔 금융회사들이 신용평점제도(CSS)를 통해 개인의 신용을 평가, 관리하기 때문에 평소 나의 등급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평점 결과 등급이 나쁘면 대출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대출금리도 높아 불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신용평점에 따른 대출금리 차이는 현재 은행에 따라 3∼4% 포인트나 된다. 신용평점에는 연간소득, 직업, 근속기간, 연령, 재산세 납부실적, 금융기관 거래실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체여부(평점의 40% 이상 차지)다. 만약 한번이라도 연체경험이 있으면 평점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연체를 하지 않는 것이 등급을 올리는 왕도다. 나의 신용평점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계산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금융감독원(www.fss.or.kr), 소비자보호원(www.cpb.or.kr), 금융결제원(www.kftc.or.kr), 전국은행연합회(www.kfb.or.kr), 한국신용정보(www.mycredit.co.kr) 등이 있다.
연체해결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사정으로 부득이 연체가 생기면 즉시 채권자에게 왜 연체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언제, 얼마 만큼의 연체금을 갚을 것인지 알려야 한다. 그런 뒤 새로운 부채상환계획을 세워 갚아나가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스로 연체를 해결하지 못해 신용불량상태에 빠졌다면 할부전환 서비스 대환대출 금융기관 자체 채무조정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소비자파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빨리 과중채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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