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둔화하고 여유자금이 줄면서 개인들의 예금이나 주식투자 등 자금운용 규모가 5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 부채는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늘면서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개인부문의 자금운용은 10조7,000억원 규모로 전분기(32조4,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며 1998년 3분기(8조9,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한은은 예금과 주식투자 등의 개인 자금운용이 급감한 것은 경기가 침체되고 소득은 늘지않아 가계의 여유자금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자금조달은 주택가격 안정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대책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24조1,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0년 2분기(4조6,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1분기말 현재 개인 금융부채는 46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폭은 7조2,000억원(1.6%)으로 2000년 4분기(2조9,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1분기 중 개인·기업·정부·금융기관 등의 전체 금융거래 규모는 48조원으로 전분기(113조7,000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2000년 4분기(43조5,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기업부문 자금조달(차입)은 3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22조2,00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하며 99년 1분기(40조7,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운전자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빚은 많이 낸 반면 매출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자금운용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15조3,000억원)보다 줄면서 기업의 자금부족액은 20조원에 달했다.
또 중소기업의 차입이 크게 늘면서 기업 부문의 금융 부채 규모는 699조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4.2%(28조원)나 급증, 분기별 증가액으로는 99년 1분기(34조2,000억원) 이후 4년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1분기 중 세수 증대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규모가 줄었으나 융자 등 운용규모가 더 큰 폭 감소하면서 9조9,000억원의 자금부족을 나타냈다. 이는 98년 4분기(-2조3,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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