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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대가 1억달러/ 현대그룹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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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대가 1억달러/ 현대그룹 표정

입력
200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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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 발표가 나자 현대상선, 현대아산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그룹에 미칠 파장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25일 오전 특검의 발표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임직원들은 "특검 수사 종결로 더 이상 대북송금 문제가 경영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길 바랐다"며 "그러나 아직 '150억원 비자금 조성의혹', 분식회계 등 도처에 지뢰가 남아 있어 걱정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상선은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특검 발표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대북송금된 2,335억원에 대한 적절한 회계처리를 못했던 점은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불구속 기소에 따른 위상 저하와 비자금 조성의혹 등 아직도 변수들이 상존해 있다는 사실이다. 정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따라 현대그룹의 앞날과 대북사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룹 총수인 정 회장은 이번 사법처리로 도덕적 타격과 함께 그룹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고, 경영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상선 비상임이사에 선임되면서 경영 복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다 새로운 특검이나 검찰에서'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분식회계와 정치권 로비 등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 정 회장과 현대그룹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경우 정 회장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하고 명맥을 유지해오던 현대그룹은 해체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더욱이 현대상선의 소액주주들이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도 높아 정 회장의 입지는 이래저래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의 대북사업은 정 회장의 사법처리나 북핵문제 악화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개성공단 착공식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금강산 및 개성 육로관광도 곧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등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대가 등 특검의 발표 내용을 트집잡을 경우 대북사업이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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