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의 약혼녀 부친상 참석을 위한 입국을 놓고 또 한번 여론이 들끓고 있다. 25일 첫 방송된 KBS2 초등학생 대상 토론 프로그램 '저요! 저요!'는 유승준 입국금지 논란을 주제로 삼았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국민 감정을 이유로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가혹한 행위"라는 옹호론에서, "입국을 허가하면 제2, 제3의 유승준이 등장할 것"이라는 반대론까지 초등학생들이 한 성인 가수의 입국 허용 여부를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유승준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그의 거짓말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한창 잘 나갈 때 각종 TV프로그램에 나와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했던 그인만큼 괘씸타 생각할 만하다. "미국 물 먹었다고 거들먹거리며 돈 벌 때만 내 조국 대한민국이고 군대 갈 때 되니 이제 미국인이냐"는 반응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유승준 입국 금지를 반대한 초등학생들의 발언을 보면 과연 우리 사회에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하는 의식이 놀랍도록 팽배한 것을 확인하게 된다. "고위층, 정치가의 아들들도 병역 기피를 했다. 유승준에게만 죄를 묻는 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힘 있는' 자들이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으며, 그런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유승준은 '재수없게 걸린' 경우일 뿐이라고 이들은 여긴다. 한국 사회의 무원칙, 돈이나 권력이면 국민의 기본적 의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들마저 엄연한 사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무원칙을 한 가수에 대한 논란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씁쓸할 따름이다.
최지향 문화부 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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