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노력 등을 통해 2006년에는 일단 부채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통행료 수입이 연간 3조원에 달하는 2010년부터는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28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한국도로공사 오점록(60·사진) 사장은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도로공사를 작고 단단하게 만드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영학 박사인 오 사장이 취임한 2001년 이후 부실투성이던 도로공사의 경영상태는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 등 자회사를 매각하고 일부 고속도로 휴게시설에 민자를 유치하는 등 자구노력을 폈다. 특히 자회사나 특정회사와의 수의계약 관행을 개선, 철저하게 공개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갔다. 비용증가와 비리 발생을 막겠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선진금융기법을 도입,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투자를 줄여 재무구조를 바꿔나갔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기획예산처가 주관한 공기업 경영혁신평가에서 13개 정부투자기관 중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 대학교수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가장 높이 평가한 부분은 경영혁신과 고객만족이었다.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오 사장은 "평소의 지론인 투명경영과 효율경영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은 "경영혁신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도로건설사업을 줄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고속도로 총 연장을 현재 2,660㎞에서 2006년까지 3,400㎞까지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오 사장은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려면 어느 지역에서나 30분 이내에 고속도로를 탈 수 있어야 한다"며 "도로건설은 활성화하되 소요비용 등은 줄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여전히 총자산 28조여원 중 부채가 절반인 13조8,3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부실기업이다. 1988년 이전에는 도로를 국고로 건설했으나 89년 정부가 건설비를 50%로 줄이면서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낙하산 사장들이 연임하면서 방만한 경영도 나타났다.
자신을 '준비된 낙하산'이라며 차별화하는 오 사장은 "경영혁신을 계속하면 2020년에는 흑자경영시대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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