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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2의 조국… 친근한 느낌"/할리우드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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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2의 조국… 친근한 느낌"/할리우드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 기자회견

입력
200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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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와 결혼했으니 한국은 이제 제2의 조국입니다."14일 전용기편으로 제주에 도착한 뒤 언론에 일절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할리우드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41)가 2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미국에도 한국 친구들이 많아 친숙하지만 실제 한국에 와 보니 적지 않게 흥분된다"며 아내의 나라에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다. 스나입스는 "아내가 늘 한국 음식을 해 줘서 익숙하다"며 "갈비찜, 불고기를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호기심이 집중된 대목은 아내 니키 박을 만나서 가정을 꾸리게 된 사연. 스나입스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한 채 "큐피드의 화살과 하나님의 축복으로 만났다"며 슬쩍 비껴 지나갔다. 하지만 한국말 실력을 묻자 갑자기 "무릎 꿇어!"라고 큰 소리로 말해 좌중을 한바탕 웃기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두 아이에게 이 말을 배웠다"며 "한국어 실력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나입스 부부는 사이에 딸(3) 아들(1)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번 방한 전에 먼저 서울 처가에 맡긴 상태였다. 오랜 동거 끝에 지난 3월 혼인 신고한 한국인 아내 니키 박(30·박나경·화가)은 이날 회견에 나오지는 않았다.

스나입스는 우황청심환을 사준 장모 자랑에 여념이 없다가도 사생활에 관한 질문에는 "타블로이드 신문에 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하지만 그는 신경질적이거나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 "두 아이 중 아들이 나를 더 닮았다. 딸이 닮았으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스위스에서 신작 '아홉 번의 생' 촬영을 마친 후 방한한 그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채 회견 전까지 얼굴이 드러나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17일 서울로 올라온 뒤에는 신라호텔에 머물며 여의도 처가에 들러 장인 박철 전 MBC PD 등에게 인사한 후 강남의 영화관, 63빌딩, 남한산성 등을 다니며 휴식을 취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가 고향인 스나입스는 1987년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 '배드'에서 갱 두목으로 열연한 뒤 스타 반열에 올랐다. SF 영화 '데몰리션 맨'에서 실베스터 스탤론과 다투는 악역을 맡아 최고 흥행배우로 떠오른 그의 강점은 각종 무술과 스포츠로 단련한 몸매를 살린 액션. 1991년 '피플'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5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나입스는 "한국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과 드라마 '태조 왕건'을 인상 깊게 봤으며 영문 자막 처리된 아리랑 TV와 KBS 프로그램도 자주 보고 있다"며 "한국 영화와 미국 영화를 잇는 가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곧 '블레이드' 3편도 준비할 예정이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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