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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 만들기]"근거있는 건강법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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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 만들기]"근거있는 건강법을 찾아라"

입력
200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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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정기구독을 하게 된 시사주간지가 있는데, 요즘 여기엔 매주 사회 저명 인사들의 건강법이 실린다. 솔직히 이런 부류의 기사는 여러 잡지나 신문에서 즐겨 다루던 것이라 참신한 맛이 별로다. 그렇고 그런 기사란 소리다. 그런데 당연히 그냥 넘어가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다.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눈길이 자꾸 간다. 나는 직업의식의 발로라지만 독자들의 관심도 여전한 모양이다. 대체로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니 건강법도 흥미를 가질 만한 일인가.하여간, 얼마간 관심있게 보다보니 건강법에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벌써 짐작하시는 대로다. 빈도로 따지거나 강조하는 정도로 보나 유난히 인기(?)를 끄는 건강법이 있으니, 그게 바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방법이다. 표현이야 긍정적인 삶의 자세, 열정적인 생활, 마음 건강 등등 천차만별이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건강법을 삼는다는 사람이 둘에 하나 꼴은 넘는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나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할 참이 아니다. 문제는 마음의 건강이든 몸의 건강이든 도무지 건강법에 무슨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구구절절 설명해 놓았지만 실제 건강에 얼마나 어떻게 좋은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디 마음뿐이랴. 무엇을 먹거나 어떤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어느 정도 보편적인 근거가 있다고 할 만한 방법이라고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충분한 근거없이 일을 벌리는 것은 건강증진, 예방, 치료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다. 전세계 녹용의 80∼90%는 우리나라에서 소비한다고 한다. 한 해에도 수천억원의 돈이 녹용 한가지에 지출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투자한 만큼 녹용이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없다.

건강에 관심이 큰 만큼, 같은 정도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 근거있는 건강법 혹은 치료법을 찾는 일이다. 실험하거나 시행착오를 할 수 없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일 아닌가. 요행이나 모험으로 건강을 찾기는 애당초 그른 일, 따지고 견주어보고 물어봐서 정할 일이다. 게다가 꼭 위험한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건강을 위한 투자가 제 값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법도 '효율성'이 있으니 말이다.

어디서 근거를 찾느냐고? 인터넷도 있고 전문가도 있으니 정보원은 충분하다. 그러나 친구는 가급적 멀리하라. 특히 마당발에다 시시콜콜한 소문에 강한 친구가 말하는 건강법은 믿을 게 못된다. 십중팔구, 근거있는 방법이기보다는 일확천금의 '비법'일 테니까.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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