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49)씨가 민주당과 정대철 의원 등에 대한 정치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쇼핑몰 분양비리 의혹 사건의 파장이 급속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투자자들로부터 걷은 분양대금을 정치권에 전용한 사실이 최초 포착되는 등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관계에 핵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윤씨의 분양대금 횡령 의혹과 정·관계 로비 여부 등 크게 두 가지이다.굿모닝시티는 2001년 서울 동대문 인근에 국내 최대 쇼핑몰 개발 사업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100% 분양에 성공, 현재 3,0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등의 명목으로 3,476억원을 받아 놓은 상태. 그러나 2004년 10월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분양대금의 대부분인 3,131억원을 쇼핑몰 사업에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부지 매입이 덜된 데다 건축허가조차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투자자 돈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됐음을 암시한다. 더욱이 윤씨가 지난해 말 파산한 중견 건설업체인 (주)한양을 인수하는데 200억 이상을 투입하고, 목포, 광주 등 전국 20여곳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손을 대는 등 '사세 불리기'에 열중한 것도 분양대금 횡령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체육단체 출신 등으로 '회사 고문단'을 구성, 사업추진 과정에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미 2억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민주당과 정 의원은 물론 한나라당 A의원과 민주당 B, C의원 자민련 D의원 등 4∼5명이 윤씨로부터 로비성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윤씨는 지난해 말 모교에 5억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하는 등 '큰손'인데다, 청소년 단체인 한국B.B.S연맹 총재와 모대학 최고위과정 회장을 맡는 등 '마당발'이어서 로비도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북 익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윤씨는 13세에 상경, 한때 외삼촌이 경영하는 목공소에서 목수로 일했으며 검정고시를 거쳐 명문 사립대에 진학했다. 1990년대 초반 남대문 상인으로 일하는 아내로부터 유통업을 배운 윤씨는 지난해 단돈 7억원으로 시작한 총 분양금액 9,800억원짜리 굿모닝시티가 100% 분양에 성공하면서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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