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7월호는 1910년대 근대시의 개척기에 활약한 시인 김여제(?∼?·사진)의 시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과 '세계(世界)의 처음'을 발굴, 공개했다.두 작품은 시인 주요한이 "신시의 첫작"이라고 부르는 등 당시 소수 문인들이 획기적 자유시의 실험적 작품으로 평가한 것으로, 1916년 말에서 1917년 초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편의 시는 도쿄(東京) 유학생들의 동인지 '학지광'에 발표됐으나 잡지가 판금 처분돼 묻혀졌다가, 일본 와세다대 어학교육연구팀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찾아내 알려지게 됐다. 발굴에 참가한 와세다대 강사 심원섭씨는 '어듸 어듸/ 피-터의 하나님이 계시인고/ 白骨(백골) 한아!/ 그남아 어느흙에 뭇칠는지!/ 아아 萬萬波波息笛' 등 비감한 어조의 이 작품에 대해 "만만파파식적은 '삼국유사'의 설화에 나오는 것으로 국가의 우환을 해소하는 주력(呪力)의 근원이자 신물(神物)"이라면서 "현실에 대한 절망감과 자괴감, 포기할 수 없는 이상을 향한 꿈 등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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