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남부지원 형사1부(민중기 부장판사)는 22일 "자백과 목격자 증언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으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연쇄방화 혐의자 김모(20)씨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재판부는 "김씨는 본드를 흡입하는 등의 이유로 판단력이 일반인보다 떨어지는 데다 자백과 목격자 진술 외에는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다"며 "경찰이 제시한 김씨의 진술조서와 방화현장 사진 등은 방화를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고 오히려 김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교사들의 진술이 신뢰도가 높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새벽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 주택가를 돌며 차량과 쓰레기더미 등 7곳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건조물방화)로 25일 후 서울 모 경찰서에 구속됐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사건 발생일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자신이 거주하는 S청소년 보호센터에 줄곧 머물렀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이 화재현장 부근에서 김씨를 봤다는 김씨의 초등학교 선배 K(22)씨를 증인으로 내세우자 "고아로 자란 사실을 친구들마저 무시해 홧김에 불을 냈다"고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김씨를 보호하고 있던 보호센터 당직교사들은 "사건 당시 무단 외출자는 없었고 김씨는 사건 다음날 아침 일찍 청소년 수련 캠프에 참가했다"며 경찰 조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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