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이 부여해 주고 있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의 힘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실물 경기는 이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실물경기와 주가의 괴리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와 현실의 격차가 개인 투자가들에 이어 국내기관투자가를 대표하는 투신권의 차익 실현과 경계 심리를 강화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최근의 주가 상승이 국내 증시 환경의 변화보다는 미 증시의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과, 국내 증시 내부 유동성 보강 보다는 증시 외부 유동성 보강에 의해 설명되고 있는 것도 추가 상승에 대한 경계 심리를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한 주간 1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동성을 수혈해 주고 있다. 외국인은 올 5월 28일이후 연속 17일째, 금액으로는 2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국내시장에서 독주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의 그칠 줄 모르는 순매수는 올 3월 12일이후 14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내 주식형 뮤츄얼펀드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비단 국내시장에 국한되지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라는 큰 틀에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에 대해 우리가 추정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과거의 수치를 놓고 미래를 예측하는 정도일 것인데 이를 기초로 볼 때 평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순매수 규모는 3조5,00억∼4조원 수준이다. 따라서 평균기대 수준에 견주어 보았을 때 앞으로 외국인은 7,000억∼1조2,000억원 정도를 추가적으로 순매수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미 증시로의 자금 유입 동향을 보았을 때, 과거 '9·11테러' 이후에 비해 매수 강도나 자금 유입 속도가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 그 크기는 평균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매수 규모를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것보다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국내외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의 눈초리가 감지되고 있다. 유동성의 힘에 의해 견인된 주가 상승폭에 비해 이를 뒷받침해 줄 기업의 이익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7월 초반부터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 발표에 즈음해 주가의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유동성의 힘에 의해 견인된 주가는 실적이라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에 의해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글로벌 유동성 보강의 힘으로 인해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이후 일정 부분은 실적과의 괴리 축소 과정에서 주가 되돌림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기점으로 인식되는 시점이 7월 초반 이후라고 볼 때, 이번주 주식시장에서 서둘러 이익을 실현하기 보다는 7월 700선 돌파를 확인한 이후로 다소 늦추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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