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들이 조흥은행 노조 파업사태 등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이익단체의 집단행동과 관련, 정부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한국CEO포럼(공동대표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일 창립2주년 행사에서 '최근 국내 상황에 대한 견해와 각오'라는 성명서를 발표, "정부가 해서는 안되고, 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이해집단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서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국민에게 청사진을 잘못 제시하거나 달성 불가능한 기대를 심어줬다면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면서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정부의 역할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 경제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며 "사회적 혼란과 계층간 분열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성장의 동력을 상실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익집단을 겨냥해 "'우리의 주장에 반대하는 세력은 청산 대상이다'라고 매도하는 편파적 사고의 확산은 국론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며 "이익집단은 자기중심적 주장을 자제하고 경제회생에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2001년 전문 경영인들이 주축이 돼 투명경영 확립 등을 위해 설립된 CEO포럼에는 김승유 하나은행장, 유상옥 코리아나회장, 김종창 중소기업은행장,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등 17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곽만순 사무국장은 "최근 전교조, 노조 등 이익집단의 무분별한 집단행동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처 하지 못해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CEO포럼은 당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도 성명에 넣으려고 했으나 갑론을박 끝에 뺀 것으로 알려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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