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조흥은행 노조가 전산시스템 가동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철수했던 노조 소속 전산 직원 일부를 복귀시켰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흥은행 노조 파업을 둘러싼 노·사·정 3자간 심야 협상이 이날 새벽 결렬된 이후 조흥은행 전산센터 직원 28명이 추가로 철수, 전산 마비 우려가 증폭됐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이날 밤 9시30분쯤 전산요원의 피로 회복과 시스템 점검을 위해 주말인 21·22일 양일간 전산망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노조 측이 막판에 28명의 전산 직원을 복귀시키기로 결정, 이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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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가 부담스러운 데다 주말 전산망이 마비될 경우 공권력 투입의 빌미를 줄 것으로 우려, 전산 직원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특히 이날 오후까지 정부와의 협상을 거부하다 밤 늦게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혀 노·정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전산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조흥은행 직원 45명, 협력업체 대체인력 48명, 금감원 파견직원 6명 등 99명뿐으로 평상시의 3분의1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파업이 계속될 경우 다음주부터 정상 가동이 어렵고 특히 기업의 급여지급과 신용카드 결제일이 몰려있는 25일 무렵엔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려 가동이 중단될 위험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체 559개 점포 중 문을 열지 못한 곳은 절반 가까운 246개로 늘어났고 예금 인출도 계속돼 19일에만 1조3,002억원, 20일 1조원 등 파업 사흘간 총 6조원 가까운 예금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조흥은행은 현재 자금부족액이 4조2,500억원에 달해 한국은행으로부터 3조원의 유동성조절대출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신한지주, 노조는 전날 밤 심야 협상에서 합병 후 고용보장, 임금인상 등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통합은행 명칭 및 경영진 구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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