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주류가 19일 독자적인 신당 추진쪽으로 가닥을 잡고, 구주류도 이에 맞서 조기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통한 당 리모델링으로 입장을 정리함에 따라 분당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한나라당의 일부 진보성향 의원들이 26일 전당대회 이후 탈당한다는 설이 나오고 , 기성 정치권 밖의 세력이 범개혁신당 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신주류의 전략수정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자연히 '여권 신주류―한나라 진보세력―정치권밖 제3개혁세력'간의 3자연대가 급속히 가시화, 정계재편이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평화노선과 지역정당 구도 극복을 내세우는 범개혁세력 단일 신당이 조기에 출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 등 변수가 만만치 않아 신당 추진세력의 앞길이 순탄치는 않으리라는 견해가 많다.
민주당 신주류가 구주류측과의 물밑 대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은 "신당 논의가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신당 자체가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신당 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은 "이번 주까지 막후 대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경우 독자신당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반면, 구주류 정통모임과 중도파 의원 20여명은 이날 만찬 회동에서 "신당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결론지었다. 정통모임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정대철 대표가 제시한 '7인 조정위'는 신주류 인사 일색이라 수용할 수 없다"면서 전당대회를 조기에 열어 외부 인사 영입, 지도부 교체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신·구주류의 긴박한 움직임과 맞물려 한나라당에서는 진보성향 의원 5∼7명이 전당대회 이후 연쇄 탈당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주목 받았다. '제3의 정당 창당 또는 여권 신당 합류를 위한 거사설'이다. 일부에선 "꺼져가는 신당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여야 개혁세력이 사전교감을 갖고 신주류는 신당 독자 추진론을, 야당 개혁파는 탈당설을 각각 띄운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대표적 개혁파인 김부겸 의원은 이날 "당이 26일 전당대회 이후에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거취를 신중하게 고려해 볼 것"이라며 강한 여운을 남겼다. 다른 개혁성향 의원은 "우리가 신당을 추진하면 민주당 신주류한테도 기득권을 박차고 나오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밖에서는 '범개혁신당추진운동본부 준비위'가 이날 17대 총선 출마예정자 120명을 발표하는 등 일찌감치 개혁신당 논의를 점화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 7월 탈당→정치권 외곽 세력과의 범국민신당 창당→민주당 신주류가 가세', '민주 신주류 의원 7월중 개별 탈당 및 한나라당 의원 일부 탈당→정치권 외곽 세력과의 신당 창당→민주당 중도 의원 개별 입당' 등 다양한 정계 재편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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