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유전자수가 급격히 줄어 남성에만 있는 Y 염색체가 앞으로 500만년 쯤 후면 소멸될 것이라는 학설을 뒤집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메사추세츠의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와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 게놈센터 연구진은 19일 발간된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Y 염색체는 보통의 염색체와 다른 독특한 방법으로 유전적 결함을 치료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Y 염색체에 대한 설득력 있는 가설 중 하나는 부모 양쪽으로부터 똑같이 물려받아 한 쌍으로 돼 있는 여타 염색체는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다른 염색체에 있는 같은 유전자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결함을 제거하거나 치료하지만, X 염색체를 짝으로 갖고 있는 Y 염색체는 한 개뿐이어서 유전자가 손상될 경우 이를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3억년 전 1,000개 이상이었던 Y 염색체의 유전자가 지금은 수십개로 줄어든 것도 'Y 염색체 소멸론'의 한 근거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진은 Y 염색체가 중요한 유전자의 복사본을 갖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손상 유전자를 치료하는 '유전자 전환(gene conversion)' 이라는 독특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수천명 중 한명이 걸리는 남성 불임이 생기는 것은 이 같은 치료과정에서 실수로 DNA가 삭제됐기 때문인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