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중국 랴오닝(遼寧)성 둥강(東港)항에서 3국으로 탈출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인민군 중좌 간명일(44·중령급·본보 12일자 A7면)씨는 북한인민군 특수부대 소속 주요인사로 밝혀졌다고 17일 정통한 중국 소식통들이 전했다.소식통에 따르면 간씨 체포 이틀 후인 12일 북한군 대좌(대령∼준장급)를 대표로 하는 북한 인사 4명이 전용기를 타고와 중국측에 간씨의 송환을 강력 촉구하고 간씨를 직접 조사한 후 귀국했다는 것.
간씨는 현재 단둥시 진주포(眞珠浦) 감옥에 탈출 당시 동행했던 5명과 함께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통은 "조사하러 온 대좌가 간씨를 깍듯이 상관 대접하더라"며 "그가 중좌를 자처하고 있지만 장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요인이 탈북했다가 체포될 경우 7∼10일이면 송환이 이뤄지는 관례에 비춰 간씨는 조만간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그의 중국 내 친척과 동료들은 "간 중좌가 북으로 송환되면 처형당할 것이 뻔하다"며 송환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문제가 한국 북한 등 3국이 연계돼 있고 간씨가 특수신분이어서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측은 간씨와 배에 동승했던 한국인 부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중국측과 접촉하고 있다.
간씨는 지난해 9월 대남 사업을 하는 남포 연락소에서 임무수행 중 잘못을 저질러 조사를 받다 중국 단둥(丹東)으로 탈출한 뒤 옌지(延吉) 선양(瀋陽) 등에서 숨어 살아왔다.
간씨는 최근 북한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령이 떨어지자 단둥에서 배를 구입, 10일 밤 평소 도움을 준 한국인 이모(40·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씨와 그의 아들(12), 이씨 내연의 처 임모(24)씨, 임씨 부모 등과 제3국 탈출을 시도했다가 검거됐다. 탈출 당시 간씨는 극약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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