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여성 H씨는 5개월 전부터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계속 느껴졌다. 여러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찰을 받았지만 목 부위엔 별 이상이 없었다. '신경성'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H씨는 식도와 위 경계부에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목에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상을 '글로부스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45%가 한번쯤 경험하며, 지속적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이비인후과 외래환자의 3∼4%나 된다. 단순히 목 점막이 붓거나 충혈되기만 해도 이물감이 느껴진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편도선이나 목젖 등에 구조적 문제가 있거나, 감기·비염·음주·흡연 등으로 목이 건조한 경우 흔히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목(인·후두)이 아닌 위와 식도의 문제로도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것. 연세대의대 외과 김충배 교수는 "입과 목이 연결되는 상부 괄약근과 식도와 위가 연결된 하부 괄약근은 동시에 열렸다 닫혔다 하기 때문에 하부 괄약근 부위에 종양이 생겨 닫히지 않을 경우 목 부분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목이나 코만 검사해선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글로부스 증후군은 '히스테리 경향이 있는 중년 여성에게 잘 생기는 신경성 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부스 증후군의 50∼60%가 위, 식도의 질환을 동반하고 있다는 조사가 미국에서 보고됐다. 김 교수는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다른 목의 이상이 없다면 내시경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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