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주협회 회장, 부회장인 민병준 방송위원과 김이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내정자가 3월 말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다룬 MBC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연기 압력을 넣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MBC 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은 3월30일 사전 약속도 없이 이긍희 사장을 방문, 다음날 첫 공판이 잡힌 최태원 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최 회장의 비리를 다룬 '시사매거진 2580-황제를 위하여'의 방송 연기를 요청했다"면서 두 사람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이들을 설득해 예정대로 방송이 되기는 했지만, 방송 위원이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특히 민 위원이 동행한 김씨를 방문진 이사로 선임되도록 한 것은 MBC에 계속 영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민 위원은 이에 대해 "당시 1기 방송 위원 임기가 사실상 끝난 상태였으며, 광고주협회 회장으로서 광고주의 이익을 보호해줄 의무가 있다"면서 "SK의 요청을 받고 며칠간 방송을 연기해달라고 사정한 것이지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위원을 하고 싶어 한 것도 아니고 김씨도 내가 추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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