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어 아메리카로.'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강호 중국을 잡고 9월 열리는 2003 미국 여자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벌어진 제14회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 A조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2-2)과 비기면서 4강에 진출, 월드컵 본선 티켓 확보에 한발짝 다가섰다.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 진출 티켓은 중국의 자동진출권을 포함해 3.5장. 3위까진 본선에 출전하며 4위는 멕시코와 플레이오프 전을 통해 나머지 한장의 티켓 주인을 가리게 된다. 한국은 세계 최강 전력의 북한에 선제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19일 중국전에서 승리,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하겠다며 '중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객관적 전력상 중국이 한수 위인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역대 통산전적(중국 대표1진)에서 11전1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대교체에 실패, 주전들이 노쇠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자동 진출권을 확보, '목숨을 걸고' 뛸 필요가 없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V카드'로 북한전에 보여준 튼튼한 4백라인(이명화-송주희-김여진-진숙희·이상 INI스틸)을 가동해 상대의 예봉을 차단하며 한방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안종관 감독은 "중국 전력이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철저한 전력 분석을 통해 중국을 꺾을 방도를 찾아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과 북한이 사상 최초로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이 기대되면서 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이후 12년만에 남북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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