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밀림은 내 땅이오."세계 최대의 야생동물 군락지인 아프리카 남부의 밀림과 초원이 한 네덜란드 백만장자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영국 BBC 방송은 16일 네덜란드의 유통 재벌인 파울 반 블리싱겐이 잠비아 말라위 우간다 케냐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6개국에 있는 국립 자연 공원들에 대한 사유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리싱겐은 이미 남아공의 마라켈레 국립공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고, 말라위의 마제테 공원, 잠비아의 시오마 응게지 공원과 류와 초원 등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계획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비롯해 미 국무부,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사유화 찬성자들은 재정난 등으로 무책임하게 방치되고 있는 공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발 논리를 내세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우리는 교육과 에이즈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야생 동물들에게까지 쓸 돈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말라위 등 각국 정부는 "굶주리고 병든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연이라도 팔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자들은 "전 인류의 자원인 아프리카의 자연을 사고 파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다음엔 남극의 빙하를 사겠다는 기업이 나올 차례냐"며 반발하고 있다. 잠비아의 사퀴바 시코타 의원은 "천혜의 자원을 서방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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