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잇따라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과 낮은 발행가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현대캐피탈의 후순위채는 연 9.20%, 삼성카드의 후순위 전환사채는 연 9.0%(만기전 상장시 5%)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평균 4.0%)보다 2배 이상 높다.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 LG카드(발행가 8,800원)와 외환카드(발행가 5,000원)는 낮은 발행가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케 한다.
후순위채
삼성카드와 현대캐피탈의 후순위채는 한마디로 은행 정기예금보다 2배나 많은 이자를 주는 고수익 금융상품이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후순위채가 발행 회사가 망할 경우 다른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밀리는 위험도를 감안해야 한다.
17∼19일 청약을 받는 삼성카드 후순위채는 만기 5년으로 연 9.0%의 수익을 보장한다. 삼성카드가 만기 이전에 상장될 경우 별도의 청약 절차 없이 공모가와 전환가(2만4,000원) 중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상장 때에는 만기 이자가 5.0%로 떨어지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자는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매년 2%의 이자만 주고 나머지는 만기 때 한꺼번(비상장시 7%, 상장시 3%)에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자 생활자에게는 불리한 편이다. 또 주식전환 옵션이 딸려 있어 일반 후순위채와 달리 분리과세 혜택이 없어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투자자는 종합과세대상이 된다. 최저 청약한도는 500만원, 청약처는 삼성증권과 산업은행 본점이다.
17, 18일 청약을 받는 현대캐피탈 후순위채도 연 9.2%의 높은 이자를 준다. 삼성카드와 달리 매월 이자를 지급, 1억원을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세를 빼고도 매월 64만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만기는 5년1개월, 최저 청약금액은 1,000만원이다. 총 발행금액은 1,000억원이지만 현대자동차가 500억원을 매입할 예정이어서 일반 투자가는 500억원 한도 내에서만 청약을 할 수 있다. 청약처는 한양증권이다.
유상증자
LG카드와 외환카드가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유상증자는 최근 주가보다 훨씬 낮은 발행가로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어 예상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LG카드는 13일 종가 기준 1만7,400원의 주식을 8,800원에, 외환카드는 8,320원(13일 종가 기준)의 주식을 5,000원에 발행한다. 다만 두 카드사 모두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LG카드는 18, 19일 구주주(5월23일 주주명부 등재) 배정분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다. 이번 구주주 청약에는 총 증자물량 4,500만주(3,960억원 증자) 가운데 지난달 28일 이뤄진 우리사주 청약분을 제외한 4,167만주(3,660억원)를 구주주 1주당 0.5630432주로 배정한다. 실권주는 24, 25일에 실시하는 일반공모로 넘어간다.
외환카드 역시 구주주(5월22일 주주명부 등재)를 대상으로 23, 24일 청약을 통해 구주주 1주당 0.4878357주 비율로 신주를 배정한다. 발행가는 18일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5,000원이 거의 확실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총 발행 주식수는 2,212만5,958주(1,100억원 증자)이다.
LG카드 관계자는 "최근 주가흐름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실권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워버그 핀커스 등 외국인 대주주들도 모두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신주발행가가 낮기는 하지만 주식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며 보수적 투자자세 유지를 당부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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