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기세가 꺾이면서 해외 여행객이 다시 늘고 있다. 모처럼 떠나는 설레는 해외여행. 하지만 이번에도 경비가 부담스럽다. 김포공항 국제선이 인천으로 옮긴 이후 공항을 오가는데, 공항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더 늘었다. 여행은 떠나되 돈을 아끼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김모(35·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씨의 일정을 되짚으면서 경비 절약법을 알아보자.인원 많을 때는 자가용을
부인과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회사원 김씨는 현충일 연휴를 이용, 3박4일간 괌 여행을 다녀왔다. 자녀 2명을 둔 동갑내기 직장 동료 이모씨 부부가 동행해 일행은 모두 8명이었다.
인천공항까지는 김씨의 9인승 승용차를 이용했다. 언뜻 생각하면 대중교통편이 쌀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다. 공항으로 가는 유일한 대중교통은 리무진 버스. 요금이 1인당 1만2,000원(어린이 6,000원)으로 일행의 왕복 요금만 14만4,000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김씨는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로 왕복 1만2,800원, 공항 3일 주차요금으로 2만4,000원(하루 8,000원), 기름값으로 2만원 등 모두 5만6,800원을 썼다. 승용차를 이용하고도 8만7,200원을 아낀 것이다.
김씨는 "여행 일정이 짧고 인원이 많을수록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공항터미널에서 공항이용료 환급
승용차를 타고 집을 출발한 일행이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곳은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 도심공항터미널(02―551―0712). 김포공항 옛 국제선 2청사 부지에 들어선 공항터미널에서 출국·수하물 처리 수속을 마쳤다.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수속하면 공항이용료(1만7,000원)의 30%(5,100원)가 감면되는 규정에 따라 일행은 4만800원을 돌려 받았다.
강남구 삼성동(02―551―0077), 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02―6282―0808)의 도심공항터미널에서도 김포공항과 같이 공항이용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항터미널은 그러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를 탑승할 때만 이용할 수 있다.
환전 수수료도 할인
김포공항을 들러 인천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우리 돈을 달러로 바꾸기 위해 지하1층 외환은행을 찾았다. 이날의 매매기준가는 1달러에 1,200원. 여기에 달러당 20원의 수수료를 더해 1달러당 1,220원에 환전됐다.
그러나 미리 인터넷 환전클럽(http://fxked.com)에 가입했던 김씨는 수수료의 30%를 할인받았다. 마침 생일이라 추가 혜택까지 받으니 할인율은 무려 50%나 됐다. 여행경비 3,000달러를 환전하면서 일행은 수수료 3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우리은행, 조흥은행 등의 홈페이지에서 환전 수수료 20∼30% 할인 쿠폰을 무료로 발급 받아도 된다.
공항라운지 공짜 이용
환전을 마친 김씨 일행은 보세구역 4층의 탑승객 라운지로 향했다. 원래 공항 라운지는 1등석,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만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 하지만 김씨 일행은 이코노미 클래스 항공권을 구입하고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들이 가입한 휴대폰 때문이었다. 휴대폰 회원 카드를 보여주면 본인을 포함, 3명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는 011의 SK텔레콤(032―743―8011)과 016의 KTF(032―743―1143)가 회원 전용 라운지를 운영중이다.
김씨는 "회원이 아니면 1인당 2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16만원의 혜택을 본 셈"이라며 흐뭇해했다.
일행은 여행을 다녀온 길에 공항 부근 해수탕에 들렀다. 휴대폰 카드를 보여주고 1인당 6,000원인 입장료를 면제받았다.
김씨는 "해외 여행시 공항교통비, 공항 이용료 등에서 의외로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고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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