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을 주목하라." 반도체 가격이 앞으로 지수의 추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D램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셋이 발표된 이후 지난달 16일부터 최근까지 256MB DDR D램 400㎒ 반도체 가격은 39% 올랐다.이 같은 반도체 가격 상승은 외국인들의 관심을 IT주에 집중시키며 관련주가 및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약 10% 오르며 종합주가지수 대비 약 3%의 초과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으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는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IT주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에 달려있으며 열쇠는 반도체 가격이 쥐고 있다. 16일 현재 반도체 가격은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56MB DDR D램 266㎒ 제품은 지난 주말보다 0.56% 내린 3.50∼3.85달러에 거래됐으며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떠오른 256MB DDR D램 400㎒ 제품은 4.50∼5.15달러로 0.40% 내렸다. 반면 256MB SD램 133㎒ 제품은 지난 주말보다 0.88% 오른 3.35∼3.65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의 의견은 반도체 가격이 단기 조정을 거쳐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과 반도체 가격이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256MB DDR D램 400㎒제품이 5달러를 넘어선 뒤 약세로 돌아섰으나 단기간에 조정을 거쳐 7, 8월에 큰 폭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반도체 가격이 약세로 전환한 것은 한달 만에 39% 오른데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 때문"이라며 "D램 가격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반도체업종 역시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동참에 따라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16일 2.71% 하락하며 35만원대에서 34만1,000원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400㎒ D램은 아직까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가격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추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그는 아시아지역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과 미국의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8월이 되면 개인용 컴퓨터(PC)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가격이 다시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재열 연구원도 "D램시장이 3분기부터 본격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반도체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셋 출시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 반도체 출하액이 전분기 대비 24.6% 증가하고 4분기에는 겨울방학이라는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PC교체수요가 늘어 반도체 출하액 역시 전분기 대비 25.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LG투자증권은 반도체 가격이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지난주 400㎒ D램의 주간 상승률이 21.1%를 기록하며 폭등세를 보인 것은 수요 확보를 위한 유통업체의 재고확보 경쟁 때문이라며 실질적 수요 증가가 아닌 기대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더 이상의 가격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관련업계에서는 18일에 있을 예정인 미국 상무부의 D램 반도체 상계관세 최종판정도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4월 예비판정에서 하이닉스에 57.37%, 삼성전자에 0.16%의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이번 최종판정에서 국내업체에 불리하게 결정될 경우 수익성과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8월에 있을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부과판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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