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UCLA 민족음악학부 내에서 한국음악 강좌가 미국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이화여자대학교 음악연구소가 여는 '세계화를 위한 한국음악의 현황과 비전'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한 UCLA 민족음악학부의 김동석(59·사진) 교수는 "한국음악강좌 개설 첫 학기에 30여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여러 학부에서 236명이 강의를 들으러 올 만큼 관심이 크다"며 "한국계보다 오히려 중국계나 백인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음악 전공과정은 1997년 개설됐으며, 현재 김 교수와 강사 4명이 가야금 등 악기 연주 및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특성상 민족음악학부 학생 80명은 한국음악 외에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서아프리카, 중동, 발칸, 인디언 음악, 재즈, 미국 노예음악 등 다양한 전공으로 세분화돼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부 내에서 인도네시아의 가멜란 음악이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고(故) 맨틀 후드 교수의 노력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 때문이었죠." 김 교수는 인도네시아 음악의 세계화를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악기·서적 지원 때문이라고 보았다. 반면 인기가 높았던 일본 음악은 일본 당국의 무관심 속에 3년 전부터 수강생이 없어져 사실상 폐과됐다고 전했다.
그는 "장고, 북 등 기본적인 악기가 낡아 실습에 어려움이 많고, 민족음악도서관 장서 10여만권 가운데 한국음악 관련 서적은 150권이 조금 넘을 정도"라고 우리 정부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북한에서도 최근 UCLA에 다수의 북한 악기를 기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음대에서 국악이론을 전공하고 70년 LA로 건너간 김 교수는 현재 UCLA 한국음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일보 LA 미주 본사의 도움으로 73년부터 LA에서 매년 우리 음악 퍼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고 언론의 역할도 강조했다.
/홍석우기자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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