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쿼터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권태신 재정경제부 정책관이 연간 146일 범위 내에서 한국 영화의 상영을 의무화하는 현재의 스크린 쿼터에 대해 '한미투자협정(BIT)의 걸림돌이 되는 등 국익에 불이익을 주는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판한 것이 계기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부의 반대는 물론 안성기, 박중훈 등 영화인들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스크린 쿼터를 사수해야 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한국일보 사이트(www.hankooki.com)는 12일 "스크린 쿼터 축소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5일 오후 9시 현재 1,650명이 참가한 이번 조사에서는 스크린 쿼터를 현재보다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68.5%(1,130명)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현재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8.3%(468명)에 불과했다. 이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이 밝힌 자체 여론조사의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다. '모르겠다'는 대답은 3.2%(52명)이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스크린 쿼터를 둘러싼 네티즌의 논쟁은 경제계와 영화계의 대립각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이번 논란의 계기가 된 스크린 쿼터의 경제적 불이익 여부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보다 스크린 쿼터가 과연 현재 한국 영화산업에 필수적이냐가 주된 쟁점이다.
스크린 쿼터 유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스크린 쿼터가 한국 영화산업 보호에 절대적이라고 본다.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는 동급일 수 없다는 것. 또 영화는 자유무역 대상인 공산품과 같이 취급될 수 없다는 것도 주된 근거다.
반면 스크린 쿼터 축소를 주장하는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제 한국 영화산업이 스크린 쿼터의 보호를 받아야 할만큼 나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산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40%대를 넘어선만큼 좋은 작품만 있다면 관객은 한국 영화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인들은 시위보다 한국 영화산업의 내적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제 한국영화 성장할 만큼 성장했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할리우드 영화도 잘 만들어진 한국영화와는 경쟁상대가 안 된다. 관객들이 영화 볼 때 무슨 애국심 찾고 스크린쿼터제 따져가면서 보는 줄 아나? 재미있으면 그만큼 많이 찾고 많이 찾으면 그만큼 상영관도 자연스레 늘어나고 당연한 이치 아닌가? /쿼터의 추억·스크린쿼터문화연대
뭐가 그리도 겁나나? 그렇게 꼭 닫고만 있으면 한국 영화산업이 발전된다고 보는가? 온실 속에서 자라난 화초는 허약하기 그지없다. 언제까지나 온갖 보호를 다해줘야 하는가?
/solnat·독자광장
재미 있으면 보고, 재미 없으면 안보는 것은 당연합니다. 경쟁은 경쟁입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어른과 경쟁하는 건 옳다고 생각합니까? 돈도 더 없고, 관심도 부족한 한국 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의 블록 버스터들과 아주 공평하게 경쟁을 하는 것은 과연 어떤 겁니까. 무조건 발전을 위해, 열기만 하는 것이 공평한 경쟁입니까.
/bom1004bom·독자광장
소비자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구매할 권리가 있죠. 애국심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자국의 산업에서 창출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배타적으로 구매해 주는 것이 애국심은 아니죠. 돈을 많이 들이지 않은 영화 '집으로' 같은 영화 보세요. 블록 버스터와도 충분히 경쟁을 벌이지 않았나요? 언젠가는 마니아 층을 폭넓게 확보하고 있는 일본 영화도 들어오게 됩니다.
/라키시스·다음
나는 미국에 살면서 외국 영화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미국 사람들은 외국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과연 한국 영화가 완전 개방되어 미국에 수출된다면 성공적일까. 아마 힘들 것이다. 미국은 우리 나라 말고도 팔 곳이 많다. 그냥 우리의 것 하나 하나 지켰으면 한다.
/freator·야후
영화산업이란 문화의 한 부분일 뿐 영화가 곧 문화는 아니다. 영화인들은 마치 영화가 곧 문화인 양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문화가 말살되는 것처럼 말한다. 이런 그들의 주장은 밥 그릇 지키기가 아닐까.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지키는 데 얼마나 적극적이었길래 지금 이렇게 흥분하는가.
/국익·다음
일부 영화인들의 밥 그릇 지키기로 비칠 수도 있지만 전체 영화인이 그런 것처럼 말씀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시선을 한번 달리해 보십시오. 1년에 몇 편이 제작되며 대박 터뜨리는 영화와 간판도 못 걸어 보는 영화가 몇 편씩 되는지 비교해 보십시오. 촬영부나 연출부 스태프들 불러서 몇 개월 일하고 얼마 받는지 한번 물어 보십시오.
/김형근·스크린쿼터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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