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길 건너 약국 옆 OO커피숍에서 만나요."중개업소에 대한 국세청 입회조사가 강화되면서 낮에는 문을 닫고 밤에만 영업을 하는 '올빼미' 중개업소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 야간 중개업소는 낮에는 착신전화를 이용해 손님들과 연락을 취한 뒤 국세청 조사 직원이 퇴근한 밤 시간을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에만 영업을 하는 업소에 대해 서울시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특별단속에 들어가는 등 '올빼미' 중개업소와의 '전쟁'을 선포함에 따라 이마저도 영업이 어렵게 된 야간 중개업소들은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위장전술까지 구사한다.
밤 늦은 시간이라도 사무실 안에서 중개를 하는 것은 자수(自首)행위. 중개업자들은 인근 다방이나 음식점 등 고객들과 미리 약속된 '접선' 장소로 출장을 나간다. 이 때문에 이들이 주로 찾는 찻집 등은 몰려드는 부동산 손님으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중개업을 하는 이모씨는 "단속전 계약건에 대한 중도금 및 잔금 거래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올빼미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정상거래라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토로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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