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등 돌리지 마세요"아일랜드형 주방은 꼟, ? 형으로 한정돼 있던 기존의 전형적인 주방의 형태를 벗어나 섬과 같은 별도의 조리대가 설치된 형태를 일컫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보편화된 형식. 우리나라 인테리어 유행을 이끌고 있는 SK주택전시관, 현대산업개발 주택전시관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모델하우스는 아일랜드형으로 주방을 꾸며 놓았다.
독일 주방가구 틸사(Tielsa)를 수입하는 리바트 디자인연구소 김유진 대리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엄마는 요리를 하고 아이는 그 앞에 앉아 숙제를 하면서 거실에 있는 아빠와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팀狗5洋?주방"이라며 "주방에서 불필요하게 비어있던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틸사 전시장에 있는 네 모델도 모두 아일랜드 형태를 띄고 있다.
기본형 아일랜드형 주방은 벽에 붙은 조리장과 별도로 수납장을 놓은 후 상판을 얹은 형태다. 여기에 가스레인지, 수도, 개수대 등을 설치하면 조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주방을 개조할 경우 가스와 수도를 위해 별도 공사를 해야 하고 호스 처리가 복잡하기 때문에 전기로 된 간이 쿡탑(cook top)과 정수기로 이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한샘 인테리어 개발팀 양소영 연구원은 "아일랜드형주방이 늘면서 손님이 오면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공간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옮겨지고 있다"며 "전기쿡탑으로 복잡한 요리까지는 힘들겠지만 스툴(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간단한 차 한잔을 끓여 먹기는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작은 평수에는 '세미 아일랜드'
아일랜드형 주방은 그 동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어수선하게 놓여 있던 각종 주방 집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장점도 갖는다. 서랍형 김치냉장고나 최근 유행하는 드럼형 세탁기까지 상판 밑에 끼워 맞출 수 있다. 다용도실이나 주방 한 구석에 어정쩡하게 자리잡고 있던 전자레인지 커피메이커 토스터 등 각종 소형 가전도 아일랜드에 자리를 잡으면 한결 돋보인다.
기존의 아일랜드형 주방은 60평형 이상의 넓은 집에만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왔으나 최근에는 적은 평수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세미(semi) 아일랜드'형도 많이 출시됐다. 한샘 인테리어에서 올해 초 내놓은 '채널 체리(Channel Cherry)'는 30평형대 집 주방에도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일랜드의 한 면을 기존의 조리대와 연결해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원하면 밑에 바퀴 등을 달아 이동형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가격도 200만원대로 저렴한 편.
작은 평수에 사는 신혼 부부라면 따로 식탁을 사지 않고 아일랜드형 주방을 설치, 두 부부가 함께 조리해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LG데코빌 범승규 디자이너는 "주방에는 조리 수납등 복합적인 기능이 집약돼 있다"며 "T자형으로 설치하거나 낮은 수납장을 옆에 두는 등 다양한 변형을 통해 주방의 기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가 바로 아일랜드형"이라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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