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아직 여기저기에 위험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주가는 슬금슬금 잘도 올라가고 있다. "특별한 재료 없이 오르는 장이 큰 장이다"라는 증시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러한 '큰 장'에 특별한 재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단지 당시에는 알지 못할 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하 그랬구나"하며 깨달을 뿐이다.
경기는 어렵다고들 하지만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은 시중에 늘어나고 있으며,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갱신하면서 콜금리와의 역전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 낮다는 배당 수익률이지만 현재의 시중 금리보다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현재가 이 정도이다 보니, 경기가 돌아섰다고 판단이 되는 시점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때맞춰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입질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 핵 문제가 파국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비관론자들의 우려에는 가시적이고 합당한 이유들이 있다. 카드채나 북핵도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고, 현재 상황에서 기업들이 아직 본격적인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도 하다. SK 글로벌의 해법 역시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증시가 악재를 소화해내며 내성을 키워가고 있는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눈에 악재들은 명백히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이 자신들의 비관적인 견해에 확신을 심어주는 악재들을 쉽게 제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주가는 흔히 외로운 상승을 시작한다. "오랜 횡보 장세에 공매도로 맞서지 말라"라는 증시 격언 역시 마찬가지이고 "신고가에 달라붙어라"라는 격언 역시 상승장에서는 유효한 전략이다.
증시에 돈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증시가 신뢰를 많이 잃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투자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하는 단계는 이미 주가가 상당한 고점을 기록한 이후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지금은 다음과 같은 월가의 투자 격언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서, 회의 속에서 자라나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서 사라진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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