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신세키(사진) 미국 육군 참모총장이 11일 전역식에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38년 군 생활을 마감한 신세키 총장은 이날 버지니아주 포트 마이어 기지에서 열린 전역식에서 '지도자의 오만'에 대해 경고했다. "여러분은 유능한 지도자가 되기 이전에 여러분이 이끌 부하들을 사랑해야 한다. 책임감이 없이도 명령할 수는 있지만 그것 없이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
특정인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럼스펠드 장관, 폴 월포위츠 부장관 등 민간인 지도부와의 갈등으로 점철된 그의 육참총장 시절을 소개하면서 '오만한 지도자'가 럼스펠드 장관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신세키 총장은 재임 시절 육군을 속도전에 적합하게 바꿔 놓은 '변형의 대가'로 꼽힌다. 그가 없었다면 미 육군은 이라크전에서 발휘한 첨단 전투 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육군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는 민간인 지도부와는 화합하기 어려웠다.
그는 럼스펠드 장관이 크루세이더 초장거리 곡사포 개발 계획을 폐기하자 반발하는 육군 장성들 편에 섰다.
특히 전투 병력을 대폭 삭감하려는 럼스펠드에 대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임무를 수행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우리 군인들과 그 가족의 몫"이라고 반기를 들기도 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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