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장성 5명이 국방부 발주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로부터 수천 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국방부가 발주한 인천국제공항 외곽경계 공사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주업체인 현대건설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전 국방부 시설국장 신모(57·예비역 소장)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전 국방부 합동조사단장 김모(54·예비역 소장)씨, 전 한미연합사령부 공병부장 이모(57·예비역 소장·별건 기구속)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2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현 국방부 시설국장 정모(54) 육군 소장, 1,500만원을 받은 박모(54) 육군 준장 등 현역 장성 2명과 대령 1명은 국방부 합동조사단에 신병을 이첩하고 뇌물을 준 현대건설 김모(54) 상무보는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 예비역 장성 3명은 국방부가 발주한 인천공항 주변 철조망 및 경계병 숙소 건설공사와 관련, 원활한 공사감독 및 설계변경 등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 상무보로부터 2,000만∼6,000만원씩 모두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모 소장은 상품권 200만원 어치를, 박 준장은 1,500만원을, 대령 1명은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 상무보는 2000년 6월 305억원에 공사를 따낸 뒤, 국방부 공사 경험이 많은 협력업체 G사의 이모 회장 소개로 장성 등 국방부 간부들을 소개받아 광범위한 로비를 펼쳤다.
특히 김 상무보는 로비를 받은 장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방부 내 수사권을 가진 합조단장에게까지 뇌물을 줬으며, 장성들과는 주로 자신의 승용차 안이나 예술의 전당 앞 커피숍에서 은밀히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상무보는 군인공제회 발주 토목공사 하도급을 미끼로 G사로부터 4억5,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있다.
경찰은 사건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현대건설의 뇌물제공용 출금전표에 김윤규 당시 현대건설 사장 등 회사 경영진들의 서명이 있는 점을 중시, 금명간 김 전 사장 등을 소환해 뇌물자금 결제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