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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열린 사고로 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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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열린 사고로 사는법"

입력
200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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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정신적 성장은 집 안에서뿐만 아니라 집 밖에서도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자기네 생각을 집에 와서 모두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커갈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결국은 부모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넓은 세상 속으로 나갈 아이들. 과연 혼자 부딪혀 나갈 준비는 된 걸까. 막상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보다 이제부터 만날 세상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대처해 나갈 능력을 갖추었는지가 더 걱정스럽다. 다음의 책들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사회를 보는 시각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아빠, 세상은 왜 옳지 못한가요'(앙드레 랑가네 글·주니어김영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빠와 딸 사이에 오가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은 나쁜데 왜 하는 건가요." "동물을 죽이는 것은 나쁜데 사람은 쇠고기를 먹어도 되는 걸까요." "왜 어떤 사람은 가난한가요." 같은 주제를 다룬다. 이 문제들은 명쾌한 대답을 주기 힘든 것들이다. 그래서 확실한 결론만을 얻으려 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 대신 생각의 관점과 그것을 전개해 나가는 방법을 눈여겨본다면 오히려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것이다.

'세계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시민학교'(로라 자페 글, 레지 팔러 그림·푸른숲)는 전체 7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다. 각 권은 '폭력' '차이' '돈' '학교' '가족' '환경' '남자와 여자'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차이'를 다룬 2권 '너와 나는 정말 다를까'를 보면 장애아인 줄리에트를 등장시켜, 사람은 서로 다른 점도 있지만 같은 점이 더 많을뿐 아니라 더 나은 사람과 못한 사람은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책 끄트머리의 '생각해 보기'에서는 말을 더듬는 아이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주어진 답을 골라 보고, 그 결과에 대해 더 생각할 점들을 제시한다.

두 책 모두 프랑스 작가의 글이기 때문에 그들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전쟁에 대한 글에서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도, 프랑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또 사회의 여러 현상을 다루다 보니 초등학생에게는 어려운 포괄적인 개념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이 책들은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그냥 권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읽고 우리 주변의 예를 끌어들이면 좋겠다.

우리는 모든 문제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잠시 외국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들이 정답을 '콕' 찍어주지 않는다는 것에 꽤 당황했었다. 외국의 교육방법이나 사고방식이 모두 옳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하나의 정답이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다양성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고 열린 사고를 향한 출발점이 아닐까.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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