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한 과학 했노라 자부하던 사람도 나이들어 아버지가 되면 그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에프라임 키숀이라는 작가는 '개를 위한 스테이크'라는 책에서 이런 장면을 제시하고 있다.그의 어린 아들 아미르가 다가와 묻는다.
"아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게 맞나요?"
"그럼, 물론이지."
"아빠는 그걸 어디서 알았어요?"
"누구나 그걸 알고 있지. 학교에서 배웠으니까."
"그럼 아빠는 학교에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배웠나요?"
그때부터 세상의 아버지들은 슬슬 신경질이 나기 시작한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그 '명백한' 사실의 증거를, 아버지들은 쉽게 내놓지 못한다. 아미르의 아버지는 책상 위의 도구들을 태양과 지구, 달로 만들어 설명하지만 잘 될 리가 없다. 당연하다. 인간의 역사를 하루라고 봤을 때,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걸 알고 산 지는 불과 몇 초도 안 된다. 갈릴레이 같은 천재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것을 우리가 어찌 하겠는가. 나 역시 지동설만큼은 도저히 아이들에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 천동설 때가 좋았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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