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찾아 호주 바다를 훑는 물고기 아빠의 여정을 그린 '니모를 찾아서'가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 눈길을 끌고 있다.'니모를 찾아서'는 6일 개봉, 주말 3일간 35만명의 관객을 동원, '슈렉' '다이노서' 등 드림웍스와 디즈니의 전작을 제치고, 개봉성적으로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니모…'는 미국에서도 5월30일 개봉, 첫 주에 7,025만 달러를 벌어 들여 '슈렉' '토이 스토리 2' '아이스 에이지' 등을 누르고 애니메이션 사상 개봉 첫 주 최고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흥행 파워가 유감없이 발휘된 셈이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치밀한 이야기와 화려한 그림이 그 비결이다.
미국 AP 통신은 수족관 주인의 말을 빌어 "영화 주인공과 같은 어종인 크라운피시의 수요가 크게 늘어 입고량을 두 배로 늘렸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 '니모…'의 성공으로 투자 배급사인 디즈니가 박스오피스의 '대어'가 됐다"고 전했다.
'니모…'의 성공으로 이제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흥행은 할리우드의 또 다른 법칙이 되고 있다. 1999년 11월 개봉한 '포켓몬스터'의 개봉 첫 주 3,100만달러 흥행 기록 이후 지난해 '스피릿'(44만달러)과 포켓몬스터 시리즈 후속편들의 흥행은 크게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좀 더 생생한 화면에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이 늘면서 전통적 방식인 셀 애니메이션의 흥행 파워는 확연히 떨어지고, 화려한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흥행 파워가 커지고 있다.
'니모…'는 최근 2년간 흥행 부진, 경영 악화로 '가세'가 기운 디즈니의 기업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토이스토리' '벅스 라이프' 등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기린아 픽사와 디즈니는 그간 제작비와 수익금을 나누는 방식의 배급, 투자 방식(디즈니의 배급 수수료 15% 별도)을 유지해왔는데 올해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 픽사와 디즈니는 나름대로 주판을 튕기며 유리한 계약 조건을 위해 애쓰고 있다. 픽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다른 파트너와 손잡는 것도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니모…'가 기록적 흥행을 올리자 미국 영화 관계자들은 두 기업의 협상에서 수세에 몰렸던 디즈니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7월2일 '신밧드의 모험'까지는 경쟁할 만한 가족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없기 때문에 '니모…'가 전세계에서 4억 달러 이상, 이중 절반을 미국에서 벌어들일 게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니모…'는 'X박스'나 'PS2'등 게임기를 위한 게임소프트웨어로도 제작되고 있어 상당 기간 돌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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