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안정환!'굵은 빗방울 속에 스탠드를 가득 메운 6만5,000여 관중은 이날 후반 안정환(27·사진)이 교체 투입에 대비, 몸을 푸는 모습이 대형스크린에 비쳐질 때 마다 그를 연호하는 등 '압력'을 넣었으나 코엘류 감독은 끝내 외면했다.
'아르헨티나 격파' 특명을 받고 전날(10일) 대표팀에 합류한 '훈련병' 안정환은 2일 훈련소 입소 이후 '국방의무'에만 전념, 그라운드에 투입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차범근 MBC 해설위원도 "내 경험상 군(공군) 생활을 하면서 곧장 경기에 나설 경우 부상을 입기 쉽다"고 지적했다.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이날 밤 귀대한 안정환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고 '킬러'를 애타게 외친 팬들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안정환의 출전을 바라는 여망을 감안해 공무수행을 위한 공적인 외출을 허용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출전토록 했다"는 국방부와 대한축구협회의 '결단'은 희극으로 끝난 셈이다.
한편 코엘류 감독은 경기 후 "안정환을 후반 20∼30분 정도 기용하려 했으나 부상으로만 3명이 교체됨에 따라 4명까지 가능한 교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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