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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동교동 방문 /D J "盧당선후도 지역감정 여전" 朴 "관심을 갖고 영향력 행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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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동교동 방문 /D J "盧당선후도 지역감정 여전" 朴 "관심을 갖고 영향력 행사를"

입력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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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0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방문했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퇴임 이후 처음이다.30여분간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박 대표가 "막중한 국사에 시달리다 보니 심신이 많이 피로하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자 김 전 대통령은 "그런 면이 있죠"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집에서 1주일에 2∼3회 투석치료를 하고 책을 읽곤 한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특히 지역감정 해소문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먼저 박 대표가 "동서의 벽을 허물지 않고는 더 이상 정치가 발전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여야가 큰 마음 먹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제 임기 때까지 그것을 이루지 못한 게 부족한 업적이었다"면서 "전라도가 앞장서서 경상도 후보(노무현 대통령)를 당선시킨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큰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야가 양쪽 지역에서 어느 정도 최소한의 지지가 있어야 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김 전 대통령은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면 정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이어 "(지역감정은) 정치로 인해 생긴 문제이니 정치권에서 허물어야 한다는 심정이지만 선거 한번 하고 나면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악화는 안 시켜야 하고 개선이 안되더라도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많은 관심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박 대표의 요청에 대해 "관심이야 있지만 난 은퇴한 사람이므로 여러분이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도 11일 오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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