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영국의 캐나다 총독 스탠리경(Lord Stanley)이 기증한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래된 트로피. 바로 그 스탠리컵(Stanley Cup)을 올해에는 뉴저지 악마들이 가져갔다.뉴저지 데블스는 10일(한국시각) 컨티넨탈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2002∼2003시즌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7차전 홈경기에서 '겁없는 신인' 마이크 럽이 1골 2어시스트를 올리는 수훈에 힘입어 애너하임 마이티덕스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종합전적 4승3패로 2000년 이후 3년만에 '빙판의 제왕'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스탠리컵 최우수선수상(MVP)은 준우승팀인 애너하임의 '명수문장' 세바스티안 지어에게 돌아갔다.
이번 챔프전 최대의 관전 포인트는 양팀 모두 NHL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데다 최고 골리(골키퍼)로 평가받는 뉴저지의 브로듀어와 애너하임 지게어의 맞대결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관록을 자랑하는 뉴저지의 완승이었다. 뉴저지는 무려 14명이 스탠리컵 우승의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그 중 5명이 2차례나 우승경험이 있었다.
뉴저지는 애너하임의 트랩시스템(중앙선부터 펼치는 강한 압박)을 손쉽게 무너뜨린 데다 한수 위의 수비력을 과시했고 브로듀도 무실점으로 선방해 '최고의 방패팀'임을 입증했다. 특히 뉴저지의 스탠리컵 우승을 일군 1등 공신은 단연 마이크 럽이었다. 럽은 올시즌 처음 얼굴을 내민 새내기로 스탠리컵 결승도 4차전부터 뛴 무명에 가까운 선수. 럽은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2피리어드 2분 22초에 상대골리의 가랑이 사이로 빠지는 재치있는 스냅샷으로 선제골을 올렸다.
뉴저지는 상대 수비진이 한골을 허용한 후 흔들리자 공간을 파고들어 10분뒤 럽이 찔러준 퍽을 제프 프리즌이 골문으로 정확히 찔러넣어 멀찌감치 앞서 갔다. 3피리어드 들어 뉴저지는 골대를 에워싸며 철벽수비를 펼치고 퍽을 돌리며 시간벌기 작전에 주력했다. 뉴저지는 애너하임의 막판 대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뒤 종료 4분을 남기고 럽의 도움을 받은 프리즌이 쐐기골을 작렬시켜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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