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 NHN 등 일부 닷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최근 1조원을 돌파하자 업계에서는 두가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인터넷 버블로 인해 급격히 불이 꺼진 닷컴 기업들이 부활하는 청신호로 이해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3년 전의 악몽을 되새기며 인터넷 버블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3년 전의 닷컴 기업과 지금의 닷컴 기업은 내용과 질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닷컴 버블론이 한창이던 3년 전 모 대학에서 그 대학 출신의 이른바 잘 나가는 인터넷 닷컴 기업 사장들을 초청하여 '자랑스런 동문상'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대학 총장이 수상자들에게 "회사의 이익이 많이 남으면 법인세를 많이 내야 하는데, 이익금 중 일부를 학교에 기부하게 되면 세제 혜택이 있으니 고려해 보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당시 가장 잘 나간다는 닷컴 기업 대표는 "지금까지 이익을 내본 일이 없어 법인세 낼 일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 대표의 말은 버블론이 일 때의 인터넷 기업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닷컴 기업들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에서 다음, NHN, 옥션 등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해 1·4분기에 282억원의 매출과 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고, NHN은 352억원 매출과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옥션은 127억원 매출에 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기록들은 전통적인 제조기업의 이익률을 크게 상회한다.
3년 전과 지금의 또 하나의 차이는 당시에는 모든 닷컴 기업들이 '묻지마 투자'의 대상이었던 반면 지금은 사람들이 확실한 수익모델 및 그 성과를 가진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점이다. 버블 현상이 재현된다면 그것은 바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참여한 투자자의 책임이다. 다만 잘 나가는 닷컴 기업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현재 수익모델의 수명주기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한참 유행인 게임, 아바타 덕택에 일시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고 해도 지속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영광은 지극히 한 순간일 수밖에 없다. 한때 찬란했던 닷컴 기업들이 불과 몇 년 만에 왜 사라졌는지 그 이유를 되새겨 본다면 어렵게 되살아난 닷컴 기업들도 현재의 영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강 세 호 한국유니시스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