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은 여중생 사망사건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어린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두 여중생에 애도의 심정을 표한다.잇단 촛불시위가 보여주었듯이, 이 사건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미양국과 국민들로 하여금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서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했다. 이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양국은 동맹의 현주소를 점검했고, 한미동맹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놓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완전한 동반자적 동맹관계를 열어나갈 것임을 선언했다.
동맹의 일생은 인생에 비유된다. 동맹에도 유년기, 성숙기, 쇠퇴기가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양국 동맹이 앞으로 50년 이상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의 유지와 발전은 양국의 국익에도 합치될 것이다.
올해로 출범 5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은 비로소 성숙기에 들어섰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의 새 전략 방향을 제시한 공동성명에서 향후 동맹관계가 공동의 가치·원칙·전략에 기초할 것임을 천명했다.
성명은 한반도상의 '공동의 적'에 대응하는 협소한 방어동맹의 성격을 넘어 미래의 포괄적 한미동맹의 동반자적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양극체제하의 한미동맹이 '공동의 적' 개념에 기초하여 운용되었다면, 향후 한미동맹은 '공동의 가치' 개념에 기반해 운용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이념적 기초가 취약했던 한미동맹관계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더불어 '공동의 가치'에 기반할 수 있게 됨으로써 동맹의 외연 확장뿐만 아니라 그 질적 내용의 심화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한미동맹은 군사관계를 넘어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영역으로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의 이익'에 기초한 동맹의 발전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포괄적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한 근본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한미간 신뢰를 부단히 쌓는 것이다. 신뢰의 하락은 동맹에 균열을 가져온다. 정권 교체 등 동맹국의 정치적 변화에 대해 포용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미국은 새롭게 등장하는 한국 내 정치세력을 포함하여 동맹의 정치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물론 국내 정치인들도 미국 내 정치여론의 변화를 주시해야 함은 물론이다.
매사를 잘 관리하는 사람의 인생은 순탄하다. 동맹도 마찬가지다. 동맹국 쌍방이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면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 동맹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는 노력을 보일 때만 동맹관계는 건강하게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김 연 수 통일정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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