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골 결정력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붉은 물결과 6월의 함성이 다시 메아리 친 한반도는 설기현·차두리의 돌파에 열광했지만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 A매치에서 오르노스와 아브레우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해 2월 원정 경기에서 1―2로 진 데 이어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도쿄 한·일전(5월31·1―0 승)에 이은 연승의 꿈을 접고 11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남미'에 대한 분풀이를 다짐했다. '대∼한민국'과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1년 전 한·일 월드컵의 감동에 흠뻑 빠져들었던 6만5,000여 관중과 온 국민도 2006독일월드컵을 향한 코엘류호의 성공을 기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일전 때와 마찬가지로 설기현과 차두리를 좌우 날개, 최용수를 원톱에 내세운 한국은 경기 시작후 활발한 돌파에 이은 센터링과 과감한 슛으로 우루과이 문전을 휘젓는 등 순항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반 14분 오르노스가 조병국을 제치고 날린 오른발 슛이 네트를 가르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국은 두텁게 수비벽을 쌓은 뒤 기습을 노린 우루과이에 맞서 최용수와 설기현, 차두리 등이 쉴새 없이 슈팅을 쏘아댔지만 번번이 빗나갔다. 특히 전반 38분 최용수가 날카롭게 찔러줘 맞은 GK와의 1대1 찬스를 차두리가 슛 타이밍을 놓쳐 무산시키는 등 '골 가뭄'은 90분 내내 계속됐다. 한국은 후반 이영표 송종국과 이천수를 투입하는 등 총반격에 나섰으나 8분 지난해 2골을 헌납했던 '경계대상 1호' 아브레우에게 추가골마저 허용, 완패했다. 이날 한국은 슈팅수에서 17―7로 앞섰다.
한편 11일 오후 7시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과 맞붙을 아르헨티나는 이날 일본 오사카 나가이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사비올라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완승을 거뒀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감독=전반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수비 실수로 상대에게 골을 내줬다. 후반에도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기회는 많았지만 골까지는 연결하지 못했다. 많은 관중과 서울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스타들이 다 모인 가운데 경기를 가져 선수들이 부담감을 가진 것 같다. 회복기간을 가진뒤 아르헨티나 전을 대비하겠다. 우리 팀이 스피드를 갖춘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공간 허용을 너무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패스를 길어져 실수가 잦았다.
후안 라몬 카라스코 우루과이 감독= 매우 훌륭한 축구였다. 한국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으며 가장 인상에 남을 경기였다. 특히 스피드면에서 좋았다. 전반전 좌측에서 공격했던 선수(설기현)가 가장 눈에 띄었다.
한국 선수들이 압박수비를 잘했지만 레코바 등의 빠른 선수들을 막지 못해 패한 것같다. 우리는 이런 압박 수비를 예상해 준비했고 그래서 쉽게 풀어나갔다. 아르헨티나전에선 선수들이 패스미스를 줄인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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