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를 향한 인간의 끝없는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100m 10초 벽'은 이미 45년전에 깨졌고 이제 9초대를 예사로 달린다. 42.195㎞의 레이스는 2시간 10분대 벽을 넘어 2시간5분대에 주파되고 있다. 그렇다면 불가항력처럼 여겨졌던 마의 벽을 허물어 왔던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육상 100m와 마라톤의 한계기록은 어디까지 일까. 전문가들은 100m을 9초50에 뛰고 마라톤을 2시간 이내에 달리는 슈퍼맨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총알탄 사나이' 팀 몽고메리(미국)는 지난해 9월14일 9.78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탄생했다. 100m에서 인간 능력의 극한이라던 10초벽은 1968년 미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짐 하인즈 등이 9초95를 기록, 무너졌다. 1991년엔 9초90, 1999년엔 9초80의 벽이 깨졌다. 처음으로 10초벽을 돌파한 짐 하인즈의 기록을 몽고메리가 0.17초 단축하는데 무려 34년이나 걸렸다.
스포츠 과학자들은 역대 100m기록 단축 추이를 근거로 인간의 한계를 9초50대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의 생체구조상 9초34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 체육과학연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지난 100년간 과학적인 트레이닝의 비약적인 발전, 식이요법의 개발, 인간의 생리적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9초50이 마지노선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그 끝이 어디 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라톤의 경우 영국의 생화학자인 가이 브라운교수는 최근 과학저널 '더 사이언스'에서 2시간이내 돌파는 자연상태의 육체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전자 조작된 슈퍼맨이라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2시간5분대가 한계라는 견해도 많다. 이 말이 맞는다면 지난해 런던 마라톤에서 미국의 칼리드 카누치가 세운 2시간5분38초의 세계기록은 인간의 한계수준에 육박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 볼 일도 아니다. 세계 육상계는 1988년 4월 로테르담 대회에서 벨라이네 딘사모(에티오피아)가 마라톤 사상 최초로 2시간6분대(2시간6분50초)에 진입하자 "더 이상의 신기록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1999년 브라질의 무명 마라토너 호나우도 다 코스타(28)가 베를린대회에서 딘사모의 기록을 무려 45초나 앞당겼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간의 노력이 계속되는 한 기록은 단축될게 확실하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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