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1세기 해양전력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는 최근 극동지역과 서유럽 주둔군 감축 등 전세계적 미군 재배치 계획에서 해군과 해병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양전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미군 재배치 구상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육군감축 경향과 맞물려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새 해양전력 건설 방향은 작년 10월 국방부가 발표한 '해양전력 21'전략구상에 담겨있다. 이 구상은 12개 항모 전투단과 2개 해병원정대로 구성된 기존 해양전력을 전세계적 범위의 즉각 작전능력을 갖춘 37개 독립타격그룹으로 확대 재편하는 것이다. 12개 항모전단과 12개 해병원정타격그룹, 9개 해상 미사일 공격·방어 그룹, 트라이던트급 핵잠수함으로 구성된 4개 순항 미사일 공격 잠수함 그룹을 만든다는 구상이다.제인스 디펜스는 바다를 미군의 발진기지 겸 방어기지, 주둔기지로 활용하려는 이 구상은 이라크전에서 겪은 미국의 외교적 곤경으로 탄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당시 미군은 터키가 인시를리크 공군기지 사용을 거부하는 바람에 북부전선에 대한 미군 조기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2001년 발표된 '비전 2020'에서도 미 국방부는 탈냉전으로 미군에 대한 각국의 반발이 커지면서 대규모 해외주둔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전력 21 구상이 실현되면 동맹국 기지에 대한 의존도는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원거리 타격 미사일과 지상 작전용 해병부대를 바다에 대규모로 상주시킴으로써 전세계적 사태에 즉각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사일 공격이나 각종 테러에 미군기지를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이점도 갖는다.
해양전력 21 구상의 관건 중 하나는 해병대를 작전지역에 보다 대규모로 신속하게 수송하는 것이다. 새로운 구상에서 해병대는 바다에서 상륙해 내륙 작전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내륙 깊숙히 곧바로 공수되게 된다.
제인스 디펜스는 이 같은 작전상 요구에 따라 2000년 실험비행 사고로 뒷전으로 밀렸던 MV-22 오스프레이 수송기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헬기와 수송기의 성능을 결합한 오스프레이는 프로펠러 각도를 조절해 수직이착륙과 고속비행을 할 수 있다.
미군은 오스프레이에 대해 15톤 이상의 적재능력과 1,000㎞ 이상 항속거리, 헬기의 2배 이상 속도를 요구하고 있다. 보잉사는 오스프레이 사업규모가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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