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金炯旿) 의원은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된 50대의 젊고 개혁적인 인물"이라고 자처한다. 그래서 경선 캐치프레이즈도 '맑은 힘'과 '담을 허무는 정치'로 정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리더십은 투명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맑은 힘을 가진 지도자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김 의원은 "강한 야당은 강한 리더십에서 나온다"는 일부 당권주자의 주장에 대해 "허구"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가장 민주적이고 분권적인 리더십이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으며, 보스 1인이 좌지우지하는 정당은 경쟁력이 없다는 논리다.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 1인의 눈치만 보고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국정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돈과 조직이 없는 김 의원에게 인터넷은 최고의 선거운동 수단이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당원과 대화를 하고 토론을 하고 스킨십에 버금가는 인간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2시간 정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그는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세 가지중 하나에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를 꼽을 정도다.
김 의원은 이번에 경선에 나서면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자리를 내놓았다. "과기정통위 활동 덕분에 '사이버 정치인', '디지털 정치인'으로 불리지만 과분하죠. 그래도 두 가지는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지난 1998년부터 권력기관의 감청과 불법적인 도청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들어 통신인권의 향상에 기여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퀄컴사로부터 떼일 뻔 했던 기술료 배분금을 되찾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자랑한다.
그는 논리정연하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로 수필집을 낼 정도로 문예분야에도 조예가 깊다. 하지만 "당 대표가 되기에는 처신이 가볍지 않느냐"는 일부의 지적은 약점으로 꼽힌다. 당 쇄신방안으로는 '3파(破)3립(立)론'을 들고나왔다. 노쇠함, 기득권, 패배주의를 타파하고 역동정치, 쇄신정치, 당당한 정치를 실현해 나가면서 당의 체질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요즘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최근 MBC―TV '100분 토론'에서 당권주자중 이미지나 토론 내용에서 가장 잘했다는 주변의 평가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다는 것이다. 토론회 이후 전국 각지에서 수천 통의 격려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 자랑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공개적으로 지지표명을 한 의원은 없지만 당의 환골탈태를 바라는 당원의 지지표명이 급상승하고 있다"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사진 손용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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