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은 6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궁중만찬회 만찬사에서 식민지 지배의 피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과거 우리 대통령의 방일 때는 일본 천황이 어떤 형식으로든 과거사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었다.아키히토 천황은 이날 "양국의 우호관계가 발전해온 그늘에는 많은 사람들의 고로(苦勞)와 노력의 누적이 있었다"며 "예로부터 양국의 사람들이 더듬어온 역사를 늘 진실을 추구하고 이해하려고 힘쓰는 위에 서서 양 국민간의 유대를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해나가야만 한다"고 밝혔다. '고로'는 노고 또는 수고라는 의미. 일본측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양국의 긴 교류와 갈등의 역사를 통틀어 진실에 입각한 역사인식을 기본으로 하는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의 발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4년 전두환 대통령 방일 때 당시 히로히토(裕仁)천황은 "양국간 불행한 역사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라고 했고 90년 노태우 대통령 때는 아키히토 천황이 "한국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고 본인은 통석(痛惜)의 념(念)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 때 아키히토 천황은 "우리나라가 조선반도의 사람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었던 시대가 있었다"며 "그에 대한 깊은 슬픔은 늘 내 기억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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